일상

언제왔어

하우마치 2024. 5. 4. 21:44

며칠 있으면 어버이날이다. 지난 주말 남대문 시장에 가서 엄마의 여름 옷을 몇개 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있는 엄마는 몸이 많이 부해졌다.

편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먹는것이 절제되지 않아 갑자기 체격이 커졌다.

나이 먹은 사람이 무슨 옷이냐며 사지 말라지만 작은 옷을 입고 있을수는 없고 또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겸사겸사 몇가지 샀다.

왜 샀냐는 말과는 다르게 새옷을 입어보며 좋아라 하신다.

엄마가 시간 보내는 화투의 갑오떼기를 하다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한참을 화장실에서 잠잘 준비를 하는지 씻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후 화장실에서 나온 엄마는 나를 보더니

"언제왔어?"

두시간을 같이 얘기했는데 화장실 들어갔다 나오더니 그사이 내가 온것도 새로운가보다.

"아휴 곧 갈시간 됐구만 화장실 다녀오니 새로워"

몇분 사이에 까맣게 잊어버리는 엄마.

그래도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화가 나는건 나뿐이다. 

화 낸들 뭐하겠나. 내얼굴 잊지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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