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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왔어

며칠 있으면 어버이날이다. 지난 주말 남대문 시장에 가서 엄마의 여름 옷을 몇개 샀다.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있는 엄마는 몸이 많이 부해졌다.편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먹는것이 절제되지 않아 갑자기 체격이 커졌다.나이 먹은 사람이 무슨 옷이냐며 사지 말라지만 작은 옷을 입고 있을수는 없고 또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겸사겸사 몇가지 샀다.왜 샀냐는 말과는 다르게 새옷을 입어보며 좋아라 하신다.엄마가 시간 보내는 화투의 갑오떼기를 하다가 화장실에 들어갔다.한참을 화장실에서 잠잘 준비를 하는지 씻는 소리가 들린다.얼마 후 화장실에서 나온 엄마는 나를 보더니"언제왔어?"두시간을 같이 얘기했는데 화장실 들어갔다 나오더니 그사이 내가 온것도 새로운가보다."아휴 곧 갈시간 됐구만 화장실 다녀오니 새로워"몇분 사이에 까맣게..

일상 2024.05.04

아냐.속상해서 그래

동네 시장에  4일9일은 오일장이 열린다.퇴근하고 엄마집으로 가는길은 오일장 끝물이다.엄마에게 바람 쐬러 오일장에 구경 가자고했다.아버지가 떠나신 후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엄마는 주간보호센터에 다닌다.  낮가림이 있는 엄마가 모르는 사람들과 종일 앉아있는게 힘든지 매일 본인이 갔다온 곳이 어디냐며 내일은 안간다 하신다.  그런 엄마는 귀찮다면서도 오일장에 따라 나선다.집에 들어서면 혼자 문밖에 나가지않는 엄마가 그나마 길도 잃어버릴까 동네라도 눈에 익히려고 나서는 길이다. 일자로 늘어선 오일장 한 길로 올라가서 그 길로 내려오면 된다. 다리가 아픈 엄마는 두세번 길가에 앉아 쉬어가야한다. 그러면서 방향을 잃으셨는지 오늘은 반대 방향을 계속 돌아보며 "우리집이 저쪽이지 "하신다. 한 두번은 아니라고 가는길을..

일상 2024.05.03

척하기

장례를 내가 직접 겪는 것은 처음이다. 얼마 전 30년을 친하게 지낸 아주머니가 돌아가셔서 그곳에 다녀온 게 내가 알고 있는 장례에 전부다. 상복으로 갈아입고 앉아있었다. 아들들은 모두 부고를 돌렸으나 나는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아 부고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장례지도사는 문상객이 언제 올지 모르니 모두 자리를 비우지는 말라고 했다. 아들들이 뿌린 세금고지서가 도착한다. 화환이 들어오니 서로 자신들과 연관된 화환이라며 좋아라 한다. 나 보고는 문상객 조문도 받지 말란다. 그럴 거면 왜 장례식장에 있으란 거지, 부고를 돌리지 않아 내게 올 사람이 없어서 인가 기분이 안 좋으나 며칠이니 참아본다. 계속 거슬리는 큰아들의 행동. 눈물을 흘리는 척은 하지만 즐거워 보인다. 그간 아버지와 엄마의 경제적인 상황..

일상 2024.02.21

임종

1월29일 새벽 전화가 왔다. 밤사이 고열에 혈압이 많이 낮아젔다고한다. 네번째 임종면회. 대충 씻고 엄마를 깨우러갔다. 아버지한테 간다니 좋아라 눈을 뜬다. 양치만 하시라하고 옷을 찾아 나갈준비를 했다. 그 사이 오빠네 식구들이 도착했다. 오빠 차를 타고 병원에갔다. 밤 사이 상태가 위독해져 아버지는 다시 집중치료실에 계셨다. 혈압이 낮다. 산소포화가 낮다. 간병인도 마음에 준비를 하란다. 어제는 힘겹게 얘기도 했었는데 임종 전 반짝이였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오라는데 이시간에 어디서? 무인발급에서 땔수없다. 지문 안되는 사람은 동사무소 문 열릴때까지 기다려야는데 처음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임종면회 다닐때 미리 얘기해주지. 노트북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출력도 병원에서는 해줄수 없다해서 큰아들 내외는 P..

일상 2024.02.19